모아나

디즈니는 겨울왕국 때 먹은 욕을 만회하려고 작정을 했는지 신작 모아나에서는 주인공들의 성적인 요소를 거의 99%정도 배제시켜버렸다. 엘사의 잘록한 허리에 비교하면 모아나는 거의 통짜허리고 엘사의 번뜩거리고 쫙 달라붙는 드레스 대신 두꺼운 치마를 입혀서 엉덩이 라인까지도 감춰버렸다. 심지어 전세계 5천만 변태들이 열광해 마지 않는 부위인 맨발과 겨드랑이가 대놓고 나오는데도 인터넷엔 눈씻고 찾아봐도 엘사 때만큼 모아나를 여성적인 면을 들어 찬양하는 사람들이 없다. 

경계선을 지키면서 아슬아슬하게 성 상품화를 잘하던 디즈니는 반대로 그런 요소를 빼버리는것도 잘하는것 같다. (부모들이 기겁하지 않는 선에서) 공주들을 벗기면서 적당한 수준의 성상품화로 성인들 대상으로도 이익을 뽑아내던 디즈니가 좋은 돈벌이 수단중 하나를 과감히 포기한건 칭찬해줄만하다. 그덕에 엘사 드레스가 팔린것 만큼 모아나 복장이 팔리진 못하게 됐지만 뭐 그정도야. 모아나의 훌라댄스 교실이라도 열지 뭐.

아, 모아나가 아이라인 그린거 같아서 좀 신기하긴 하더라. 그냥 속눈썹이 짙은거면 뭐 그럴지도...

작중 인물이 스스로 언급한것처럼 프린세스 컴플렉스도 벗어버리고 유색인종을 화이트워싱하지 않고 그대로 묘사하면서도, '어딜 여자가 배를?' 같은 말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 모계 중심의 사회를 배경으로 해서 모아나의 성별이 남자로 바뀐다고 해도 스토리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식으로 성적 고정관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만드는 등, 이런 저런 면에서 모아나 전체가 프로즌에 대한 2시간짜리 반성문처럼 되어버린 덕분에 서사를 비롯한 다른 요소들이 상대적으로 죽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디즈니는 디즈니라고 여전히 노래는 좋고 그래픽은 아름답고 캐릭터들은 흥미롭다.

특히 폴리네시아인들의 이주와 정착에 관한 문화를 작품속에 혼합한방식이 좋았다. 위험한 바다에 멀리 나갈것 없이 등따시고 배부른 우리 섬에서 잘먹고 잘살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낙관적인 주장은, 만화에서는 갑자기 닥쳐온 신의 저주 비스무레한것 때문에 파탄이 나지만, 실제 그들의 역사를 보면 태풍이 불거나 해일이 와서 바닷물이 넘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이 되거나, 기근, 돌림병, 화산 폭발등의 자연 재해나 기후변동으로 인해 등 따신 섬이 아니게 되는 경우가 생길 경우 장거리 항해 능력을 잃어버린 부족은 큰 타격을 입는다. 섬에서 굶어 죽는다. 혹은 어머니-신과 같은 자연의 변덕이 아니라, 넓이가 한정된 땅에 인구를 통제 못하고 사람 숫자가 너무 많이 불어나서 먹여 살리느라 토지의 기운이 다해버리거나 나무등의 천연 자연을 너무 빨아써서 더이상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는 인간 스스로가 만든 저주 때문에라도 멀리멀리 항해 해야할 이유는 충분했다. 끊임없이 항해하고 길을 개척하는 전통이야말로 생존을 위해 전통의 형태로 대를 이어 기술과 지혜를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거다. 그걸 갑자기 금지한 그 섬 선조들과 주인공 아버지가 이상한거지. 모아나는 전통을 깨는게 아니라 진짜 전통의 의미를 찾아 거기로 회귀한거 아닐까.

물론 현실의 폴리네시아 인들은 '위험하니 암초 밖으로 나가지 마'이런거 없이 섬과 섬끼리 무역도 하고 교류도 하고 잘 지냈다. 총균쇠에 나온 이스터섬이 특이한 케이스고.

뭐 여튼 참 좋은 만화인데 겨울왕국 보다는 대중적으로 인기는 그만큼 못끌것 같다.

나중에라도 돈이 급해지면...

돈이 급하면 나중에라도 '우리 아이에게 답해주는 세상 상식'이런걸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 파트별로 만들어서 아이가 '밤에는 왜 깜깜해져?' '민주주의가 뭐야?' 물으면 세살 네살 다섯살 아이 수준에 맞게 답변해주는 모범 답안 같은걸 책으로 만들어다가 팔고 똑같은걸 홈페이지에도 잔뜩 올려놓고 그러면 좋지 싶다. 나무위키 대충 긁어오면 한두달이면 만들듯. 앱으로 해도 괜찮겠다. 검색 잘되게.

당연히 내 이름으로 팔면 안되고 자식 둘을 서울대(혹은 미국 유학)에 보낸 스님이나 목사님이나 대학교수님이나 뭐 하여튼 종편에 얼굴 잘 내보내는 사람 명의를 빌려서. xx 육아법이라고 붙이고. 돈 급한 유아교육과 교수님 한명 붙여서 자문 구하고.

거기다가 다섯살 아이를 위한 답변은 실제로는 세살 수준으로 살짝 올려서 '어머 우리 아이가 벌써 다섯살 설명을 이해하네 어머머머' 할 수 있게다가.

홍보는 어디 맘 카페에다가 어머어머 우리 애가 갑자기 이런걸 물어봐서 참 당황했는데 쉽게 알려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시험삼아 몇개 더 알려줘보니까 세상에 중학교 과정까지 알아먹더라고요~~ 하는 글 몇개 써주면 될듯

그렇게 인지도를 키운다음에는 '공교육은 썩었다! 이제는 인터넷을 이용한 대안교육!'이런걸로 해서 학교 비스무레하지만 인정은 안되는 그런 인터넷 코오스 하나 만들어서 유투부나 돌리고 원장님 소리 듣고 사는거지.

돈이 덜 급해서 다행이다.

돈이 급하신 분은 이 아이디어를 가져다가 잘 쓰시고, 따로 개런티 안받을테니 나중에 법인 세우시면 월 500 받는 경비자리나 하나 만들어서 절 좀 데려가 주십쇼.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