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의 아버지 살인 사건의 결말



인터넷 돌다보니 이런 짤이 돌고 있었다.


조선 중종때, 아들이 아버지를 때려죽이는 강상죄를 범했는데,
알고보니 둘이 겸상을 한것으로 밝혀져 중종이 그냥 봐줬다는 이야기다.


겸상을 삼가는게 조선의 문화가 맞긴 한데
겸상한다고 아버지 뚝배기를 깨도 된다는게 너무 이상했다.

실제로 조선 후기 사진을 보면 겸상은 종종 나오는 일이었고
할아버지-손자 간에는 겸상도 잘 하고 그런것 같던데,

물론 아버지-아들간 겸상을 하는걸 멀리 할 수는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죽여도 된다니 너무한거 아닌가?

근거를 찾아봐야겠다 하고 킹갓엠퍼러제너럴마제스티 조선왕조실록 인터넷 검색 찬스를 써서

함경도, 중종, 겸상, 강상죄, 패륜 등등 가능한 모든 검색어를 다 넣어봤는데

저 겸상 뚝배기 내용은 중종실록에는 찾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왕 찾아본 김에 조금 더 열심히 찾아봤더니 
몇단계를 걸쳐 변형되고 가공된 사건의 진짜 전말이 드러났다.


1. 사태의 원흉

https://m.blog.naver.com/alsn76/40204458216

역시나 출발은 만쭈리.
대뜸 오이디푸스를 끌고온 이유는 있다.
(책 한권을 그대로 배꼈다. 어떤 책을 베꼈는지는 후술.)

만쭈리답게 자기가 베낀 자료의 출처는 쏙 빼놓고
온갖 것들을 다 가져가다 자기 대뇌망상으로 섞어놓은터라 
문제가 되는 부분을 어디서 긁어온건지 제대로 출처를 찾기가 어려웠지만

킹갓 구글과 잉여력이 더해지면 불가능은 없지. 

구글을 더 뒤지다가 최초로 겸상 뚝배기 아버지 살해사건을 다룬 자료를 찾았다. 


2. 진짜 원흉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art_id=200511272025033&sec_id=561201

2005년, 스포츠경향에 연재된 엽기조선왕조실록. 
여기에서 ‘이동(李同)의 아버지 살해사건’으로 언급이 된다.
이성주 작가가는 나중에 이 신문의 연재분을 모아서 '엽기조선왕조실록'이라는 책까지 낸다.
그 책은 이제 개정을 해서 (학교에선 알려주지 않는) 조선왕조실록, 이라는 이름으로 팔고있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황해도 사람 이동이 아버지를 때려죽였는데 겸상이라서 중종이 봐줬다'는 이야기의 최초 출처는 이사람이다.

그러면, 이사람은 어디서 이걸 봤을까?
마침 도서관에 책이 있길래 가서 책을 빌려봤다. 
이성주 작가의 '엽기조선왕조실록'의 참고자료로는 34권정도의 책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목록을 검토하다 내 눈에 딱 들어온게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1,2> ,정연식, 청년사, 2001. 이라는 책이다.
다른 풍속사 책들도 많이 있었지만, 식문화 관련해서는 아마 정교수님 책이 제일 가깝지 않을까.

사실 이쪽 관련해서 정연식 교수님이 그렇다고 하면 믿어야 된다. 뚝배기 깼다고 하면 깬거다.
그럼 정교수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이걸 까보자.


3. 원본

관련책들의 목차 정도는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이 가능했다.
몇 번 더 찾아보고나니 딱 눈에 들어온 부분이 있어서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2권'을 냉큼 전자책으로 구매했다.
전자책으로는 교보문고에서만 팔더라.

관련 내용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책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종 때 황해도 연안의 이동(李同)이란 자는 아버지와 함께 밥을 먹다가 밥사발로 아버지를 쳐서 사형을 당하게 되었으나, 무지한 백성이 인륜에 대해 제대로 가르침을 받지 못한 탓으로 돌려 관대한 처분을 받은 일도 있었다."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2, 정연식, 청년사, 2001. 

그리고 바로 이 챕터의 제목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비극'이다.
해당 챕터에선 겸상 문화를 설명하면서 이동 사건을 언급하고
이어서 조선시대의 부-자 관계와 교육 방법등을 차분히 잘 설명한다.

2차 출처인 '엽기조선왕조실록'에는 오이디푸스 이야기는 없는걸 보니 만쭈리는 정연식 선생님의 책 까지는 참고를한 것 같다.
사실 만쭈리의 블로그 내용은 이 책의 한 챕터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베낀거다.
이문건이나 성종, 연산군, 송시열, 영조-사도세자, 세종 이야기까지 다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2'를 가져다 넣은 글이다.
그릇된 혐오를 버무려서.

단, 중종과 신하의 대화 내용은 빼고. 
중종과 신하의 대화 내용은 정연식 선생님의 책에는 구술되어있지 않다.
만쭈리는 중종과 신하의 대화 내용 부분은 이성주 작가의 책을 참고한 것 같다.

원본 글(정연식 ver.)을 잘 읽어보면 여기서는 밥사발로 아버지를 쳤다고만 했지 쳐서 죽였다는 이야기는 없다.
그리고 잘 보면 중종 때 있었던 일이지, 중종이 직접 관여한 사건이 아니다.

그럼 저 대화내용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중종이 이 사건에 대해 직접 보고를 받은게 과연 맞는것일까?
관련 키워드가 많이 나왔으니 몇번 더 검색을 해봤음.



4. 레알 원본
http://www.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91787

빙고.

레알 원본은 중종 때, 사재 김정국 이라는 황해도 감사가 자기가 겪었던 일을 서술한 것이었다.

그 내용이란

중종 13년에 김정국이 황해도 감사로 있을때, 황해도 연안(延安)에서 
이동(李同)이라는 아들이랑 아버지랑 밥을 먹다가 말싸움이 붙었는데, 
아들이 이동이 빡쳐서 아버지한테 밥사발을 던졌는데
그걸 동네사람들이 신고해서 잡혀온 것.
근데 당시 법으로는 아들이 아버지를 패면 사형임. 강상의 윤리를 범한죄임.
그래서 '너 사형' 했더니 '아니 그걸 알았으면 당연히 안팼죠! 몰라서 팬거지!' 하길래
그걸 본 참 선비 김정국이
'아, 법을 가르쳐주지도 않고 죄를 묻는것은 백성을 속이는 거구나.
일단 법과 도리를 가르쳐주는게 먼저겠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고
그 이후에 실제로 김정국은 백성들을 위한 좋은 책을 많이 썼다는 이야기.
 
겸상은 한마디도 안나온다. 겸상을 했으니 죽여도 된다 따위의 헛소리가 아니다.

만쭈리와 이성주가 말한것처럼
'아버지를 죽여도 겸상했으니 무죄' 가 아님
'겸상이 그렇게 큰 죄' 도 아님
오히려 '법을 가르치지 않고 처벌만 해서는 안된다'라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애민적인 이야기였다.
실제로 김정국은 그 이후 백성들을 계도하기 위한 책을 많이도 쓴다.
'성리대전절요'
'경민편'
이 사재 김정국의 대표적인 저서다.
(실제 김정국과 이동 이야기의 출처는 김정국의 글을 모아둔 '사재집'이라고 추측되지만 원문은 국역이 되지 않아 확인 불가함)

근데 이걸 가져다가
'겸상은 아버지를 죽여도 용서 받을 수 있는 일'로 둔갑을 시킨거다.
누가? 이성주 작가가.
신문에다가.
돈받고 연재하면서.
적어도 내가 조사한바로는 그렇다.

그리고 지금 그걸 사방에서 확대 재생산을 하고있다.

http://imnews.imbc.com/n_newssas/n_story/n_story/4117048_17081.html
http://principlesofknowledge.kr/archives/28094
http://www.ohfun.net/?ac=article_view&entry_id=12053
http://postshare.co.kr/archives/160628

대부분은 인터넷 찌라시 수준이지만 엠비시 뉴스는 뭐냐...

암만 더 찾아봐도 
이동이 아버지 뚝배기를 깨서 죽였고, 중종이 그걸 직접 용서했다, 라는건 이성주 작가의 창작이다.
이성주 작가는 역사 전공자가 아니다. 경영학 전공으로 나온다.
근데 수많은 역사 관련 책을 썼다. 대중서를 많이 썼다고 할 수 있다.
나도 그중에 몇권을 읽었다. 쌍팔년도 아재 감성이긴 하지만 재미는 있다.
근데 몇권 이후로는 재료들이 돌려막기라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갔었다.
근데 앞으로는 이 작가의 책을 내가 읽는 일은 없을것 같다.
어디까지가 추측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모르는 역사서만큼 위험한게 또 있을까?

나도 역사 전공이 아니니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역사라는건 이정도의 대우를 받고 다니는것 같아서 좀 슬프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나아질까 싶어 이런 글을 올린다.


줄 요약

1. 겸상하다가 아버지 때려 죽이지 않았음. 겸상 했다는 이야기도 없고, 죽인것도 아니고 패기만 했음
2. 어쨌든 아버지를 팼으니 법률상 사형인데, 그런 도리 자체를 가르쳐주는게 우선이라 봐줌
3. 중종이 아니라 황해도 감사 수준에서 정리된 문제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

공대생들끼리 쥬라기월드를 보고 나서

시안화수소면 HCN이면 공기보다 가볍지 않나? 왜 아래로 내려가지?
그거 수용성이니까 스프링쿨러라도 틀면 되는거 아녀?
저런 가압용기에 저렇게 보관해두면 관리법 위반일텐데 미국은 다른가?
하다못해 카드키라도 하지 4자리 비밀번호가 뭐냐 그게 우리 회사도 저렇겐 안한다
바이스플라이어 사용법이 잘못됐지않아?

뭐, 모든게 규칙과 상식대로 돌아갔다간 두시간 동안 공룡이 셀카찍는 사람들 사이에 갇혀 울부짓는 장면 밖에 안나올테니까 영화의 허용도 이해는 한다만

초딩시절 쥐라식 파-크를 내눈으로 맨 처음 봤을 때 부터 한번쯤은 공룡들이 아무 문제없이 우리속에 갇혀있고 투자자와 관리자 모두가 해피한 테마파크를 보는게 꿈이었기 때문에, 게임으로 만들기로 했다.

https://www.jurassicworldevolution.com/en-GB
6월 12일 발매.

재밌게 하는 중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