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저런집은 장사 하면 안되고 아예 그냥 망해야 된다, 라는 집도 은근히 오래간다. 잘 안망한다. 그냥 근근히 버티면 버텨진다. 모 정당도 마찬가지다. 그 당이 개혁하길 기다리느니 다른당에서 갈라지는게 더 빠르지 싶다.

정권 심판만 외쳐도 대통령 만들어주는걸 보고 부러웠던건 이해 가지만 그럴라믄 그전에 탄핵정도는 했었어야지, 이건 그냥 아 몰랑 배째시던가 우.한.코.로.나. 정.권.심.판 이랬으면 이건 사실 직무유기고, 게임 할 생각도 없는거지.

우리 xx 하고싶은거 다 해, 해서 진짜 다 했을때 일년 뒤에도 멀쩡할 사람은 별로 없다. 모 정당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견제와 균형이 핵심인데 견제는 내가 하는거고 훼방은 내가 당하는거라는 차이밖에는 없는것 같다. 걱정이 되긴 한다.

여당이 막판에 좀 쫄려서 그런가 이번에는 투표 안하면 매국노 같은 투표독려가 저번보다 줄었던거 같은데 오히려 투표율은 높으니 참 신기한 나라다.

다당제라면 모르겠는데, 요즘 구도에서 그래도 부자들은 x당 뽑았다 라는게 좋은 일인가 모르겠다. 재산으로 차등선거 할거 아닌이상 부자당, 강남당 딱지는 어떻게 해서든 떼버려야 하는거지 그렇게 쉽게 자위질에 사용될 표시인가 싶다.

놀랍게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초선 비율(40%)은 미국(10%)보다 높다. 이거만 보면 정치판이 다이나믹하고 물갈이가 잘되고 신규유입이 잘되는 좋은 구조 같지만 반대로 보면 당적만 있으면 한번만 믿어 주십시오~ 하는 정치하기 쉽다는거다. 또 반대로 보면 300명중에 절반정도는 80인생에서 딱 4년만 해보자고 돈 털어넣고 정치 하는건데, 무슨 생각으로 지원하는지 솔직히 궁금하다. 중소기업 평균 근속이 4년이고 대기업이 9년이라는데 그래도 나정도면 대기업이겠지 하는 생각일까.

공약보고 뽑아봐야 40%의 초선 의원들이 안지키면 그만이고, 나라의 방향을 걱정하는 저쪽 당 후보 보단 우리집 앞에 지하철 깔아주는 이쪽 당 후보가 더 중요한건 당연한건데, 유권자는 원래 그렇고 정치 하는 놈도 원래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 끼리라도 나라가 어떻게든 굴러가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면 좋겠다. 5분뒤의 생존을 생각 하며 그냥 일단 열심히 달리는게 그거라도 안하는 것 보다는 낫지만 자연계에서도 대부분 다음 계절 먹거리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았는가.

헌법을 비롯해서, 다당제, 양당제, 상원, 하원, 내각제, 총리제 등등 정치 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진지하게 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다음에는 이런쪽을 진지하게 다루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싶다. 제6공화국은 너무 오래됐다.



타다 관련

택시, 타다, 우버 쪽은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다. 타다가 뭐 엄청난 혁신이니 4차 뭐시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기업의 합법적 절세에 분노한다면 타다의 편법에도 박수를 치는건 좀 아니지 싶다.

가장 큰 문제는 타다가 혁신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타다 같은게 나와도 변하지 않는 택시 업계가 도르신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것도 이해는 가는게, 대대로 별일 안하고 놀고 먹던 사람이 갑자기 깨달음을 얻고 변하길 바라면 그것도 도르신이 아닌가. 다만 택시업계가 변하는지 않는 1차적인 이유가 뻔하더라도, 2차적으로 변화에 필요한 압력을 제공하기가 너무 힘든게 한국의 슬픈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접근 방법은 먹을 거리를 뺏기보다 더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거라고 본다.

타다 한번 타본 사람들은 이정도 서비스면 이정도 금액이 아깝지 않다고 말하고 나도 거기에 동의하는데, 그건 곧 이정도 금액에서 현재 택시 요금을 뺀 나머지 시장이 이만큼 열려있다는거다. 근데 이미 IT 대기업들이 줄줄이 번호표 들고 있어서 다른 누가 먹을 차례가 오긴 할까 싶긴 하다.

아래는 대충 타다 관련해서 술자리에서 야 니들 그거 알어? 하고 말하기 좋은 이야기.

1. 서울 택시 7만대중에 개인택시가 5만대고 법인 택시가 2만대고 법인택시 운전기사가 3만명이다. 서울에 법인 택시 회사는 250개쯤 된다. 대충 100명쯤 되는거다.

서울 택시 기사중 절반은 60대 이상이다. 개인택시는 70%가 60대 이상이다. 개인택시 면허는 16년에는 한 일억 했는데 요즘은 7천 아래로 거래된다. 개인택시 면허는 되파는게 가능한데, 누군가의 퇴직금이 3천 날아간거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에선 매년 택시 면허를 사다가 불태우면서 택시 댓수를 줄이는 중이다.

법인 택시기사가 개인택시기사보다 운행률이 10%정도 높고, 따라서 영업 이익이 하루 평균 1~2만원 정도 더 높지만 법인 택시는 사납금을 떼간다. 대충 야간에 더 일하는 만큼 버는거다. 기타 통계는 올해 2월에 한겨례 신문에서 이충신 기자님이 직접 택시회사 취직해서 체험하면서 아주 잘 정리해놨다.

2. 연초에 웨이고 블루라고, 3천원 더 받고 승차거부 없고, 기사님들을 별점으로 평가도 하고, 하여튼 서비스 더 좋은 택시 만들겠다고 다음 카카오랑 택시 업체랑 해서 내놓은 서비스가 있다. 이거는 실제 택시 면허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 한거라 아주 합법적이고, 카카오 인프라를 이용해서 it 뭐시기랑 결합된 아주 진보적인 서비스였다. 근데 내가 아직도 몇명은 확실히 기억하지만, 이거 나왔을때 사람들 반응은 '승차거부가 없는데 3천원 더내라니, 당연히 해야할걸 왜 돈 더받고 하냐?' 라며 후두려 까는 사람들 뿐이었다. 근데 그 사람들이 타다가 불법이라니까 뭐 그런 규제가 다 있냐고, 돈 더 내고 타다를 타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때 내가 알기로 모든 신문의 헤드라인이 '승차거부 없는 택시 등장, 요금은 3천원 추가?' 이런식이었다. 그 꼴을 보면서 프레임 참 오지다고 생각했다.

3. 타다 내가 타보니까 서비스 좋고 훌륭한데 왜 규제하냐? 라고 말하는건 비트코인 내가 해보니까 10만원 벌고 좋은데 왜 규제하냐? 무슨 무슨 시술, 무슨무슨 약 내가 받아보니까 효과 있던데 왜 의료보험 안되냐? 우리 의사 선생님 왜 잡아가냐? 하는거랑 비슷하다고 본다.

4. 개인 택시든 법인 택시든 모든 주행기록, 손님 태웠는지 아닌지, 문이 열렸는지 닫혔는 까지도 전부 데이터화되어서 정부가 보관 중이다. 이거는 함부로 조작도 못한다. 이 엄청난 데이터를 가지고도 아 뭐 고려하고 협의해보겠습니다 하고 손가락 빨고 있는건 정부의 직무 유기가 맞다. 하다못해 그거 오픈해서 택시기사 한테 시간대별로 손님 많이 몰리는 스팟 보내주는 어플 하나만 만들어도 대박이 날거다.

5. 택시 기사들이 타다 반대하는 시위에 꼬박꼬박 참석해서 열심히 발언하신 국회의원들 정도는 한번씩 찾아 보는게 좋지 싶다. 고소장 접수 됐는데 일 안하는 검사보다는 그런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시는 국회의원님들이 더 존경 받아야 되지 않을까.

6. 자율 주행이 개발되면 택시 기사가 망할까 택시 회사가 망할까? 웨이고 블루는 아직 영업을 하고 있을까? 다음의 창업자가 나가서 만든게 타다랑 쏘카인데 타다가 망하면 다음 카카오는 웃을까, 울까? 담당 검사는 올해 2월달에 받은 고소장을 베고 자다가 10월 말에야 꿈에서 계시를 받고 '아 타다를 기소해야겠다' 하고 기소하게 되었을까? 뒷 이야기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7. 타다는 현재 불법으로 규정된게 아니다. 기소가 된거고, 곧 법원이 판결을 할거다. 이래저래 예측하기보단 그냥 쭉 지켜보다가 어 그럴줄 알았어, 하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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