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기존의 산업혁명은 대충 어떤 물건, 섬유나, 자동차나 먹거리 까지도, 뭐여튼 그런 것들을 기계의 힘을 빌어 대량으로 쉽게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인데, 4차 산업혁명이고 뭐시고 AI 어쩌고 무슨 혁명에서 내가 제일 기대 하는 부분은 물건의 대량 생산이 아니라 창작물의 대량 생산이다.

예컨데 만화라고 하면 지금은 만화가 한명 밑에 줄줄이 도제들이 들러 붙어서 선생님이 이렇게 그려라 하고 대충 틀을 잡아주면 그 밑에 사람들이 먹선 치고 스크린톤 넣고 색깔 넣고 컵라면 먹고 뭐 그러는데, 이게 AI로 대체 되면 인간은 작가 혼자서 대충 인간 제자(인지 노예인지)한테 말하듯이 '좀 더 밝게', '여긴 좀 더 강하게' '구도 바꿔서 다시' , '표정이 별루야', '이부분은 좀 더 유채화 톤으로' 식으로 인간 혼자 AI를 후두려 패서 작품을 만들게 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작품들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오지 싶다. 이건 이미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 옛날 모모 선생님 같으면 죽어도 못했을 풀-칼라 만화를 혼자서 일주일마다 그리는 사람들이 네이버나 다음에 널리고 널렸다. (물론 정식 연재 할 정도면 분업을 하긴 하는데 다 그런건 아님)

동영상도 마찬가지로, 지금은 뭐 애들이 UCC 하나 만든다고 하면 조를 짜서 뭐 영상을 언제 찍고 어떻게 만들고 회의를 하고 편집하고 일주일씩 걸리고 그러는데, 그게 진짜로 AI가 확 들어가서 cg영상 제작과 편집이 쉬워지면 나중에는 지금 휴대폰으로 문자를 쓰는것처럼 편하게 가상의 영상을 만드는것도 가능 하겠지. 그때 되면 내 얼굴과 목소리 소스를 등록 해놓고 영상도 가짜로 만들고 목소리도 자동으로 합성해서 정보를 전달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게 더 발달하게 되면 누가 만들어놓은 영화나 만화를 보러 가는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영화와 만화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돈내고 가입하고 그럴거다. 아 오늘은 우라사와 나오키가 그린 덴마를 보고 싶어! 하면 컴퓨터가 삐비빅 하더니 3차원 움직이는 만화로 보여주는거다. 어느날 기분이 좀 꿀꿀하면 매드맥스를! 강남 대로에서! 막! 다 죽이고! 특히 김부장 그놈이 악당으로 나와서 처참하게 죽는거! 어! 쿠엔틴 타란티노식으로! 하면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딱 나오겠지. 물론 결제는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로 할거다.

넘쳐나는 수많은 영화-만화 제작 AI중에 나한테 뭐가 제일 잘 맞는지는 내가 잘 아는 영화평론가이자 유우명한 블로거 '김평가'님이 추천해주실거고. 그 블로거는 사실 카카오에서 20%, 네이버에서 10%, 구글에서 50%, 미래창조과학부에서 20% 지분을 대서 만든 첨단 광고봇일 테지만.

잡담

한 10년쯤 뒤의 일이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뭐시기페이로 결제한다. 뭐시기페이의 클라우드거시기는 결제정보를 자동으로 저장해두고 한달쯤 뒤에 내 휴대폰에 `고갱님 머리가 거지꼴이겠네요, 일정을 보니오늘 약속도 한개도 없던데 미용실 예약을 해드릴께요.머시기 거시기가 고갱님을 대신해서 자동 예약하는게 싫으면 암호를 입력해주세요' 라고 한다. 그러려니 하고 휴대폰을 집어넣으려는데 자동으로 '아재탈출 헤어스타일, 강남 미용실 200개의 데이터로 뽑아낸 고갱님 두상에 딱 맞는 민두머리 헤어컷을 추천해드리고 자동으로 예약한 미용사에게 보내드립니다, 뭐시기 거시기가 고갱님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가입하는게 싫으시면 암호를 입력해주세요'라고 뜬다. 뭔가 하고 눌러봤더니 뭐 괜찮은거 같길래 그냥 둔다. 이러면 미용사가 어떻게 잘라드릴까요? 묻는일이 없겠지. 출근하러 버스에 탓는데 휴대폰에서 머시기 거시기서비스가 또 뭐라한다. '고갱님 오늘 머리를 자르시는군요. 지금 머리털이 문제가 아닐텐데요? 거시기 뭐시기에서 새롭게 제공하는 맞춤형 스타일링 서비스 아재탈출 오빠룩을 지금 적용해보세요. 대학생들 사이에서 핫한 패션을 그대로 옷장까지 넣어드립니다. 머시기 거시기 스마트 크라우드 옷장을 사용하고 계시면 10%할인까지! 머시기 거시기가 자동으로 이 서비스에 가입하는게 싫으면 암호를 입력하세요' 뭐 이상한 옷들을 보여주는데 난 잘 모르니까 그러려니 하고 냅둔다. 저녁에 옷장을 열어보면 들어있겠지. 뭐시기 거시기 서비스는 자꾸 뭘 사라 하는데, 한달에 정확히 얼마나 나가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 소득에 맞춰서 알아서 쓰는 돈을 제한해두기로 했으니까 별일은 없겠지. 머시기 거시기 토탈케어 신용상품에서 다 자동으로 관리해준다고 했으니까.

직장에 갔더니 동료가 머시기 거시기 서비스는 영 못쓰겠다고 한다. 머시기 거시기는 너무 애들 같단다. 자기는 이번에 미국 썸띵똥띵 회사걸로 갈아탔는데 이게 아메리칸의 중후한 맛을 잘 알고 있단다. 하긴 나도 이제 대학생도 아니고 좀 바꿔볼때가 되지않았나 싶다. 이따 휴식시간에 물어봐야지. 걸레통을 들고 일하러간다. 건물 외벽에 걸린 거시기 머시기 간판은 너무 커서 점심전에 다 닦을수있을라나 모르겠다. 오늘은 머시기 거시기가 점심메뉴로 뭘 골라줄까 궁금하다. 일하자.

한 10년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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